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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개 꺾인 새 **

사랑만리 2007. 6. 9. 18:52

 

 

어젯밤 꿈속에서

날개 꺾인 새 한 마리

내 품으로 들어 왔다.

 

꺾어버려 

시퍼렇게 멍든 날개로

푸드덕~되지도 않는 날개짓으로...

 

어젯밤

날개 꺾인 새 한 마리

나와 함께 온 밤을 푸드덕 거렸다.

 

새 인 것이 두 발 달린 짐승마냥,

사람인 것이 몸부림의 화신인 냥,

함께 온 방안을 쏘다녔다.

 

가슴을 후벼드는

살갑디 살가운 가여움 때문에

더 이상 함께 하지 못하고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생각했다.

 

영하 65도 시베리아 하늘을 날다

얼어 죽은 새 보다는

났지 않겠냐고 애써 자위를 했지만,

 

어젯밤 꿈속의

날개 꺾인 새는

나의 분신인 냥

 

어젯밤 내내

온 밤을 함께

푸드덕 거렸다.

 

= by / Rad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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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단 몇 마름 / 정태춘, 박은옥 *

시집 올 때 가져온 양단 몇 마름
옷장 속 깊이 모셔 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만져만 보고
펼쳐만 보고 둘러만 보고

석 삼년이 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하고

만져 보고, 펼쳐 보고, 둘러만 보고

시집 올 때 가져온 꽃신 한 켤레
고리짝 깊이 깊이 모셔 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만져만 보고
쳐다만 보고 닦아도 보고

석 삼년이 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하고

만져 보고, 쳐다 보고, 닦아만 보고
만져 보고, 펼쳐 보고, 둘러만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