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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 안의 `돈키호테` <제 2부>
사랑만리
2007. 7. 16. 13:17
'너는 누구니?'
아담이가 생각하는 돈키호테는
세상에 규정지어진 어줍잖은 고정관념, 현실과 괴리가 있는 관습, 등등을
과감하게 거부하는 내안에 비집고 들어 앉은 우상같은 거다.
한편으로는 세상 많은 사람들에게 갈증을 해갈해 주는
청량음료 구실을 하는 존재라고도 애써 이해를 하고 있다.
돈키호테의 내면세계에는 맑디 맑은 영혼이 살아 꿈틀 댄다.
뭇사람들에게는 웃음거리에 불과하겠지만, 그의 몸짓 하나 하나는 못내 진지하며,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세상때가 덕지덕지 묻어버린)중생들이 넘볼 수 없는
유토피아적 세상이 살아 꿈틀 댄다.
몇날 며칠을 꼬나보다 세상에 놓인 편견을 꾸짖기라도 하듯
(허상의)풍차에게 뛰어드는 그의 순진무구함은
세상 곳곳에서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사람 목숨을 호시탐탐 노리는
인간모리배들이 곱씹어 봐야할 교범 같은 거다.
그의 쌩뚱맞은 행동이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에까지 회자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가히 노벨평화상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녕히가불쇼~>
아담이는 학꾜때도 다소 장난 꾸러기임을 자처 했었다.
제도권 교육에서 규격화되고, 제품 생산되듯하는 사지선다형의 세계가
못내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해서 사지선다형의 세계에서 남에게 뒤쳐졌냐..물론 아니다..
우리집에 외부손님이 오게되면 우리집을 찾는 기준이
'말좀 묻게요. 이 동네에 공부잘 하는 애가 사는 집이 어디죠?'하고
물었다는 귀신 씻나락까먹는 전설이 지금까지도 동네사람들에게
전설처럼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한다.
물론 아담이가 태어났던 집에 지금은 공부 잘하는 녀석이 사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한바가 없어서 말씀 드리기가 난해하다.
그러닌까 아마 고삼 때였지싶다.
아담이는 줄반장을 네 명씩이나 거느린 대빵 노릇을 하고 있었다.
누군들 막론하고 새로오신 담임샌님에대한 기대심리가 있었겠지만,
뜨아악--------;;;;
우리들 담탱이가 수학 샌님이란다------;;;
담탱이가 대충 종례를 마치고 자취방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열주웅~쉬엇!! 차렷!! 샌님께 경롓!!!"
"샌님 안녕히 가십시요."
(그때 삑싸리 나듯 교실을 우렁차게 울리는 튀는 인사말이 있었으니..)
"샌.님..안.녕.히..가.불.쇼~~"
그 노므 담탱이는 타지역 출신이었던거다.
자신을 격하시키는 말로 알아 들었던지...
그 날.......
아담이는
엄
청
나
게
두
들
겨
맞
았
다!!
그때 한 노미라도 기사도(?)를 발휘하여
"샌님 그 말은 우리들 고향에서는 무자게 반가운 사람한테 쓰는 말이라요."
이 한마디만 혀 준노미 있었어도 그 담탱이 노미 내손에 지금이라도 걸리기만하면
아작을 내 놓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꺼다.
물론 지금도 이 생각은 유효하다...
<샌님 나빠요...>
학교에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샌님들이 넘쳐난다
화장실에가도 샌님, 교실에가도 샌님, 그때는 극짱에도 간혹 출몰 했다는
믿기지 않은 전설이 있다..
물론 아담이 녀석도 장미희가 주연으로 나왔던 '겨울여자'땜에
반성문을 우라질나게 써 봤다.
그런데 그 중에서는 꼭 쭉쟁이 같은 샌님들이 낑가 있다
수업 시간에 수업은 않코 교과서만 달달~읽어대던 샌님,
자신은 꾸벅꾸벅 졸면서 학쌩들에게 칠판 필기까지 내 맡기던 샌님,
물론 쭉쟁이들은 전국 방방곡곡에 널려 있어서
아담이가 댕기던 학꾜에도 프락치처럼 몇몇 첩자(?)들이 있었다.
대게가 그런 부류들은 '완전정복' '필승'이라는 참고서를
그대로 배껴서 시험문제를 냈었다..
그리곤 시험문제풀이 한답시고 몇 시간을 거덜내 버리곤했다.
아는 사람은 다들 알고 있었지만 '어느샌님은 어느 참고서를 사용한다더라'
이런 유용한 정보가 루머처럼 학교를 어지럽히곤 했다.
참으로 아둔한 샌님 한 분이 계셨다.
그는 참고서를 배껴서 그대로 출제하는 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으로
생각했을 게 분명하다.
문제를 쉽게 출제해서 학쌩들에게 인끼를 끌어 볼려는 속셈 이었는지도
모른다. 너무 많은 세월이 흘러 버려서 예측할 수 없는 미궁이다.
(딱 보니 교과서에 내용을 그대로 배꼈다. 그 문제를 출제 할 당시
사모님이 그 샌님 사타구니에 손을 집어 넣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누가 봐도 전혀 쌩뚱한 문제다)
"샌님~이거 뭔가 잘못 됐는데요."
지리산에서 공비가 툭 튀어 나오듯 허공을 가르는 한 마디
아담이였다.
(교과서를 펴 들고)"샌님 보세요. 똑같잖아요."
그 날도 아담이는....
엄
청
나
게
줘
터
지
다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때문에
2 차전은 교무실까지 연장이 되었다.
"얌마~내는 니들이 그림자도 안 밟는다는 샌님이다."
"그 많은 학쌩들 앞에서 샌님인 내가 너희들에게 쪽을 까서야 되겠니?"
그날 이후 그 샌님하고는 둘도 없는 막역한 사이가 되었지만,
꿀먹은 벙어리처럼 한 마디도 못하고 끙끙대던 급우들에게
떵침을 날려버리고 싶다...
<누나누나~~~글쎄 이 아이가----;;;>
아담이는 위로 세 살 터울의 누이가 계신다.
여태 살아 오면서 쌍시옷이 들어간 단어를 들어 본 적이 없는
그런 천사 닮은 누이이다.
평소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야~네가 참어부러야~네가 참어버리면 세상이 편해야."
"야야~그러면 어쩐데, 세상은 성만 내면서 살 수 없는거란다."
아담이는 누이를 많이도 놀려 줬었다
"영자야~영자야~~"
누인 3대 독자에게 시집을 들었다.
내 누이는 시집도 안가고 평생 내 누이로 남아 있을 줄 알았더니
그게 아녔다.
나, 매형....많이도 미워했다. 천하에 불한당 같았다......
내리 딸만 셋을 낳다 드뎌 불알을 덜렁덜렁~주어 단 녀석을 낳았다.
삼일이 지나서 병원에 문병을 갔다.
실은 진짜 아들 놈인지 확인을 하고 싶었을게다.
맨 먼저 꼬치를 확인하니 조카지만, 그렇게도 반가울 수가 없었다.
누인 싱글벙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내내 병실에는 웃음꽃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그때 내 안에 주리를 틀고 앉아있던 돈키호테놈이 불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누나누나~~큰일 났어...."
"글쎄. 이 애가 발까락이 다섯 개네~~~~~~"
"뭐?뭐?뭐?발가락이 다섯 개라고----;;;
"------&--_________띠오옹~~~~~~"
그날 병실에서는 잔잔한 행복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글쎄 발가락이 다섯 개 인 조카녀석이 대학꾜 3학년을 휴학하고
지금은 조뺑이치믄서(죄송-군대 용어 ㅋㅋ) 군목무 중이라지 뭡니까
허허허~~~~~
출처 : 내 안의 `돈키호테` <제 2부>
글쓴이 : 중년아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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