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세상 ┃→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사랑만리
2013. 6. 18. 16:11
‘거리의 음유시인’ 김대완(42)은 통기타 하나 달랑 둘러메고 저 하늘에 구름 따라 지난 20여년간을 거리서 보냈다.
그는 두 살때 아궁이에 떨어져 입은 화상으로 머리와 얼굴에 흉터를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처럼 살 수 없다는 절망감에 학교도 그만두고 거리로 나왔다.
모자 아래에 아픔을 감춘 채 통기타에 노래를 실으며 부산 해운대 바닷가를 누볐다.
포장마차에서 그의 노래를 듣겠다는 사람들에게 불러주는 일이 생길 즈음 그는 군에 입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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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내 마음엔 비가 내리고
그녀가 떠나자 그는 다시 거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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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차를 마시러 들어간 찻집에서 ‘노래 보시’를 하고 있는 김대완씨. 그에게서 노래는 영혼을 위무해주는 도구다. |
어느 날엔간 한 여성이 하루종일 그의 노래를 들으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자책감이 드는 기억도 있다. 어느 해인가 노래가 끝나갈 무렵 술에 취해 달려드는 여성이 있었다.
그 이후로 그는 서울의 대학로와 인천 월미도 등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죄책감을 떨쳐버리고 싶어서다.
요즘 그는 청계산 등산로 입구인 원터골에 자주 모습을 보인다.
CD도 음악 후배들이 노래만 부르다 인생 끝낼 거냐며 스튜디오를 빌려 음반을 녹음해 줘 만들어졌다. 레코드 가게엔 깔아보지도 못했다.
그는 점을 보면 매번 박수무당이 될 팔자로 나온다. 무당이 뭔가. 다른 사람의 삶을 위무하는 이들이 아닌가.
노래를 들으며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만큼 삶이 풍요로워지게 마련이다.
그에게서 노래하는 곳은 그의 존재가치를 확인시켜 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거리의 아티스트라 칭하는 김대완. 그는 종종 인사동의 한 국악 라이브카페에 들러 노래를 그냥 불러주기도 한다.
부산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노래여정에서 그는 무엇을 얻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