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들이 증후군' 환자

2007. 10. 11. 19:12카테고리 없음

나에게 짐 지워진 버거움을

쉬이 벗어 던지지 못하고

우왕좌왕

기웃기웃

세월을 갉아 먹고

있습니다.

 

세상 밖으로 튀쳐 나가

당당히 맞서야한다고

입으로만 중얼 거리다

중얼 거리다

내 보일 게 없는 초라한 모습이라는 걸

문득

느끼곤

다시

나만의 세계로

깊숙히 또아리를 틉니다.

 

운명이라고,

나에게 주어진 삶이라고

내 자신에게 혼자만의 관용을 베풀어 봅니다.

 

어제는 초가집을 지었다 부쉈고

오늘은 기와집을 지었다 부숩니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생각일지라도

나에게는 내 버릴 수 없는

변덕의 극과 극을 체험합니다.

 

어느 누가 일갈 했는지

짚신도 짝이 있다는 그 말에

희망을 덧쒸우기도 하고

때로는 제풀에 기가죽어

포기라는 단어 뒤로 숨기기도 합니다.

희망과 포기라는 단어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내 안에서 그 두 놈이 좌충우돌, 횡설수설 하고 있습니다.

앞이 뻔히 보이는 내다 버릴 수 없는 중년의 나이에 말입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삶의 깊이가 더욱 깊어지고

삶의 폭이 더욱 넓어진다는데

깊어지지 못하고, 넓어지지 못한 채

내 자신을 변두리 구석진 곳에 살짜기 걸쳐 봅니다.

 

위태롭게 걸쳐 놓은 조그만 엉덩이를 보고

사람들이 관심을 보입니다.

내게는 그 관심 마져 부담스럽습니다.

부담스러워 하는 내 몸짓을 눈치채고

사람들이 곁눈질을 한 채 슬금슬금 뒷걸음 칩니다.

혼자 남겨 지는 게 죽기 보다 싫은데 말입니다.

 

때로는 주절주절 늘어 놓는 가십거리가

조각난 정신세계를

이어주고, 치료 해 주는 역할을 떠맡기도 하더랍니다.

 

혼자서 병 만들고

혼자서 치유하는

저는 어쩌면 정신병자 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듯

저는 지금 병환 중입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치유할 수 없는

중증의 '너나들이 증후군'을

심각하게

다.

 

 

       By / 아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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