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짐 지워진 버거움을
쉬이 벗어 던지지 못하고
우왕좌왕
기웃기웃
세월을 갉아 먹고
있습니다.
세상 밖으로 튀쳐 나가
당당히 맞서야한다고
입으로만 중얼 거리다
중얼 거리다
내 보일 게 없는 초라한 모습이라는 걸
문득
느끼곤
다시
나만의 세계로
깊숙히 또아리를 틉니다.
운명이라고,
나에게 주어진 삶이라고
내 자신에게 혼자만의 관용을 베풀어 봅니다.
어제는 초가집을 지었다 부쉈고
오늘은 기와집을 지었다 부숩니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생각일지라도
나에게는 내 버릴 수 없는
변덕의 극과 극을 체험합니다.
어느 누가 일갈 했는지
짚신도 짝이 있다는 그 말에
희망을 덧쒸우기도 하고
때로는 제풀에 기가죽어
포기라는 단어 뒤로 숨기기도 합니다.
희망과 포기라는 단어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내 안에서 그 두 놈이 좌충우돌, 횡설수설 하고 있습니다.
앞이 뻔히 보이는 내다 버릴 수 없는 중년의 나이에 말입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삶의 깊이가 더욱 깊어지고
삶의 폭이 더욱 넓어진다는데
깊어지지 못하고, 넓어지지 못한 채
내 자신을 변두리 구석진 곳에 살짜기 걸쳐 봅니다.
위태롭게 걸쳐 놓은 조그만 엉덩이를 보고
사람들이 관심을 보입니다.
내게는 그 관심 마져 부담스럽습니다.
부담스러워 하는 내 몸짓을 눈치채고
사람들이 곁눈질을 한 채 슬금슬금 뒷걸음 칩니다.
혼자 남겨 지는 게 죽기 보다 싫은데 말입니다.
때로는 주절주절 늘어 놓는 가십거리가
조각난 정신세계를
이어주고, 치료 해 주는 역할을 떠맡기도 하더랍니다.
혼자서 병 만들고
혼자서 치유하는
저는 어쩌면 정신병자 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듯
저는 지금 병환 중입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치유할 수 없는
중증의 '너나들이 증후군'을
심각하게
앓
고
있
습
니
다.
By / 아다미


↑ 늦은 시간 팔당호 '황토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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