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 / 없어져 가는 것들

2008. 2. 19. 22:16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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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리, 그 허름한 언덕배기에서

수많은 세월을 버텨냈을 괴목 한 그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여름 날,

졸졸 흐르는 냇가에

발목이라도 축일 요량으로 치달리다

발견한 괴목 한 그루..

 

산등성이 너머로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 가던 어느 한 날

앙상하게 널려 있던 가지 사이로

따가운 햇살이 애무를 즐기고 있었다.

 

'아, 저녀석 따가운 볕에 할퀴고 있네.'

걸치고 있던 선그라스를 벗어

햇볕에 쓰라린 자국을 감싸 줬었다.

 

간혹간혹 지나치던 길목에 외롭게 버텨서서

내 눈길을 유혹하던 괴목 한 그루..

 

지나칠 때마다

늘상 서 있어주겠지 하던 바람이

여지 없이 무너져 버린 그 날

 

나는 어쩔 수 없이

목젖까지 타고 올라오던 그리움 같은 것을

꾸역꾸역 참아낼 수 밖에 없었다.

 

양수리 고개비탈에서

앙상한 가지를 힘없이 드리우고 있던

저 녀석의 영정사진..

 

..현..고..학..생..나..무..신..위..

 

                                                                                         _ 괴목 한 그루를 그리워하며 / 아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