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9. 01:58ㆍ┏ 사진세상 ┓→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마음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도종환 / 접시꽃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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