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여름 감기에 육신을 앗긴, 벗을 위한 보양식

2007. 7. 12. 20:08┃ 문학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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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 원  만 석 공 원 *

 

며칠째 울리지 않고 있는 캔디폰 녀석에게

분홍색 반짝이 메뉴쿠어로 덕지덕지 리모델링을 해 주었더니

쥔 닮아 버려서 온몸이 자지러지도록 슬픈 색깔을 띄고 있다.

 

유일하게 세상과 내통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녀석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고 있는 찰나

그동안 열심히 내통을 했던 벗이

간만에 아담이 캔디폰을 정말이지 간만에 울려 주었다....

 

'나 지금 감기몸살 걸려서 옴짝딸싹을 못하고 있다.'

캔디폰 너머에서 들리는 음성은

멀리 겨울속에서 한껏 으슬으슬 추위에 떨고 있는

한 마리 길잃은 삯괭이 목소리를 닮았다.

아니, 온통 비늘이 다 벗겨져 바들바들 떨고 있는

가마우지가 건져 올린 물고기 같았다.

 

일순간 아담이는 잊혀졌던 기억을 떠 올렸는지

열심히 냉동실을 뒤지고 있었다..

부스럭부스럭~

입구를 개봉한 채 주인의 손길을 기다렸을 만두아줌마,

지난 계절에 꽁공 져며둔 굴아저씨

찌개에 섞어 먹을 요량으로 다져 둔 마늘녀석들이

추파를 던졌지만 모르쇠로 일관한 채

아담이는 뇌리속에  오로지 그 녀석 생각밖에 나질 않았다.

 

뭔가 시커먼 것이 자그마한 파열음을 남기며 툭~ 떨어진다.

앗!!

아담이가 찾던 그 녀석이닷!!!

넣어 둔지가 언제였던가 기억에서도 가물가물해진 그 녀석

전복...................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아담이는

종아리에 털이 부숭부숭 난 앞치마를 두룬 여성이 되어 있었다.

 

먼저 솥단지에 다시마를 넣고 약한 불로 울궈내는거야

그참에 찹쌀을 약간 섞은 쌀을 불려 놓는 것도 잊으면 안되겠지

꽁꽁 얼어 버린 전복 녀석을 내장까지 팥알갱이만큼 크기로 다져 놓아야겠지.

 

약간 커다란 솥단지에 전복녀석에 참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 덖어 낼거야

고소한 냄새가 날 즈음에 불려서 물기를 빼 놨던 쌀을 함께 덖어 내는거야

물기가 가실 쯤에 울궈놨던 다시마육수를 약간 넣고 화산 터지듯 퐁퐁 터지기 시작하면

다시마육수를 죄다 넣고 바글바글 끓여 주는거야...

 

다 끓으면 마지막에 계란 노른자를 풀어주는 거야

식탁에 올릴 때는 김밥용 김을 실고추 썰듯 썰어 고명을 올려주면

더욱 좋겠지..

 

그녀석 몰래 부엌에 들어가서

달그락 달그락~부엌떼기가 되 보는 거야.

 

거친 손으로 끓여내 주는 전복죽을 먹고

그 녀석이 이른 시일에 쾌차해야할 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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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 후 나 절 의  순 천 만 *

 

Spanish Heart / Gerard Joling.

우리는모두 우리의 혈관속에 집시의피를 가지고있네.
그리고 난 같은 곳에 오래 머무를 수 없네.

그래서 난 나를 얽매는 삶을 비웃었네.
그리고 난 방랑할 수 밖에 없는 어떤 종족이네.

난 세상의 모든 구석구석까지도 가보았다네.
다양한 여자들의 여자들의 열정을 보았고

봄에는 파리의 풍경을 즐겼었지.
난 가진게 없었지만 언제나 왕이된듯한 기분이었었네.

차가운 바람이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땐
내가 떠나야만 하는 시간이었지.

우리가 떨어져 있다는 게 마음 아플지라도
왜냐하면 내삶이 방랑극이고 내가스페인의 마음을가졌기 때문이지.

우리는 모두 우리를 이끌어줄 제대로 된 계획을 가졌었지.
우리는 모두 길을 이끌어줄 마음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모두 어제의 꿈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

우리가 떨어져야만 하는 게 마음아프지만 내가 떠날 시간이네.
왜냐하면 내 삶은 방랑극이고 난 스페인의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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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 질 녘 의  순 천 만 *

    출처 : 여름 감기에 육신을 앗긴, 벗을 위한 보양식
    글쓴이 : 중년아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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