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3. 15:58ㆍ┃ 문학세상 ┃→

견디기 힘든 슬픔이 나를 밤거리로 내몰았다. 무작정 여기저기를 거닐었다. 걷는 동안 내내 이어지지 못한 것에대한 서글픔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극단적인 슬픔은 오래 가지 않는다. 슬픔에 지고 말거나, 혹은 익숙해지거나.........'
나는 언제나 익숙해지는 쪽을 선택해왔었다. 한참 동안을 걸어 그녀의 집 앞에 주춤거리며 섰다.
어둠은 점점 깊어가고 거리엔 이미 사람들의 발길도 끊겼는데, 그녀가 머무르는 창가에서는 희미하게 불빛이 보인다. 나만큼 힘들어하는 그녀도 아직 잠들지 못하고 있었나 보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묵직한 그리움이 치밀어 올랐다.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망설이고 있을 때, 핸드폰 진동소리가 느껴져 왔다. 문자 메시지가 한 통 도착 했다.
'잠이 오질 않아요. 나만큼 그대도 힘들어하고 있겠지요. 아침 해가 떠 오르면 이 그리움, 이 보고픔이 몽땅 빛이 바래서 언제 그랬냐는 듯 옛날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어요.'
갑자기 주변의 모든 것들이 환해지는 것 같았다. 부풀어 올라 마치 터질 것 같은 벅찬 가슴을 골목 어귀에 놓아두고 걸어 나왔다.
머리 속을 맴돌던 그리움에게 의기양양하게 말을 걸었다.
"사랑을 잊으셨나요?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요?"
하지만 아직도 그녀는 내가 기다리는 옛날로 돌아오지 못하고 나를 까맣게 잊었거나, 가슴이 녹아버려 꺼낼 가슴마져 없어져 버렸나 보다.
나는 이제나 저제나 기 다 리 는 데 . .
- By / 아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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